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희미한 안개 속에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고 있는 합파설산 베이스캠프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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숙소도 새로 보수를 다 마치고 전보다 훨씬 호텔(ㅎ)스러워진 롯지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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베이스캠프에서 보이는 합파설산 정상부는 암릉 구간을 제외하곤 완전히 구름 속에 숨어버렸다......
암벽 사이로 얼어붙은 폭포 자욱이 선명하고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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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부들이 머무는 롯지.......매우
친환경적이라는.....뭐 좀 사실적인 표현으로는 그냥 땅바닥에 지붕하고 판자로 엮은 벽이 있다는 것 뿐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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베이스캠프에 짐을 풀고 곧 바로 대원들끼리 회의에 들어간다.........
이제 결정의 순간....
정상공격팀과 BC에서 잔류할 트레킹팀으로 나누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.....대원들의
표정이 심각하다
누구나 정상을 꿈꾸고 오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일단 팀의 정상 등정이 최우선이다.
우선 이 원정을 기획하고 준비해 오신 원정대장님부터 잔류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시고(무척이나 의외였다...1년을 준비하신
분인데...)
원정대장의 결정으로 나머지 대원들의 결정은 무척이나 빨라졌다...
결국
총대원 22명 중 반수인 11명의 대원은 정상조로 ......11명은 나머지 트레킹조로 아주 쉽게 결정이 되었다는...
정상을 갈 체력이 충분함에도 팀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는 몇 몇 분의 희생정신을 보고 무척이나 감명 깊었던 기억이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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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원스런 결정이 끝나고 나니 합파설산 정상부의 모습이 마치 이제 회의 다 끝났냐는 듯이 환하게 열리기 시작한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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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일 새벽 4시에 출발하는 정상 공격조가 저 설선(雪線)을 걸을 때 쯤이면 해가 뜨는 시각이 되겠지.........제발 기상이 좋아야 할
텐데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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빙벽산행 경험이 전무한 대원들은 난생 처음 만져 보는 설상장비 착용법을 배우느라 집중 또 집중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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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젠 결정의 순간이 다 끝난 상태....정상 등반팀은 오로지 정상을 가기 위한 생각과 체력안배를 해야 했고 잔류트레킹팀은 조금
여유가 있는 그런 분위기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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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식사는 정말 끝내주게 잘 한다는...ㅎ
사실 4,000m 대에 오면 고산증의 증상으로 가장 빨리 찾아 오는 것이 소화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인데
어떤 한 사람도 식사를 거부하시는 분 없이 잘 드신다..
물론 4,000m 대에 사는 비싼 토종닭으로 만든 백숙이 맛있다고 하더라도 사실 이런 케이스는 보기 힘들다..
대원의 반 이상이 텐트에서 머리 싸잡아 매고 밥도 못 먹는 경우가 더 많다... 참 건강하신 분들이다...
정상팀 대부분은 내일 새벽에 있을 정상공격에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모두 잠을 설친 것 같다...
이에 비해 잔류 트레킹팀은 잠을 상대적으로 더 잘 잤다는...ㅎ
그래서 '포기하면 자유스러워진다'는 옛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았던 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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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날
새벽 3시 30분........정상팀은 어제 먹은 닭백숙으로 끓인 닭죽으로 일단 배를 채우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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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확히 새벽 4시에 힘차게 화이팅을 하고 대망의 정상을 향해서 고고씽~~~
세 차례의 합파설산 트레킹 경험이 있는 나는 잔류팀을 이끌고 먼저 하산하기로 하고
친구인 산악전문가이드인 제이가 정상등반팀의 대장으로 떠나기로.....
따라서 여기서부터는 내 사진이 아니다...
워낙 힘든 고산지대였고 열악한 촬영환경이라서 사진이 선명하지
못한 것이 여러 개 있지만 정상등반의 모습을 나름대로 편집해 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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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벽 4시에 출발한 정상조....
어두 컴컴한 바위 너덜지대를 헤드렌턴 하나만 의지한 채 앞사람의 발걸음만을 보며 거친 숨소리를 내며 오르고
있는 대원들의 모습이 눈 앞에서 보이는 듯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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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멀리 산 위로 떠오르는 이런 일출을 해발 4,900m에서 보는 느낌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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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설선(雪線)이 시작되는 캠프1 까지 도달한 대원들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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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기서 스틱과 배낭을 한 쪽에 잘 보관해 두고 설상장비(피켈과 12발아이젠)를 착용하고 올라야 하는 구간..
내가
베이스캠프에서 캠프1에 도착했다는 무전을 받은 시각은 오전 7시......BC를 떠난 지 3시간 만에 도착한 거다.
여기까지 오는 데에도 무척이나 힘들었던 표정이 무전기 목소리에 녹아난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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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상장비를 착용하고 이제부터 합파설산의 정상부 설산을 오르는 대망의 순간......
굳은 각오로 힘차게 화이팅을 외치는.................
것 같지만 나중에 들은 바에 의하면 소리 지를 힘도 없어서 흉내만 내고 사진을 찍었다는...ㅎ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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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상부의 경사도가 엄청나게 위압감으로 다가 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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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대원들.....
나중에 제이대장의 말에 의하면 거의 전 대원들이 다섯 걸음 걷고 고개 팍 숙이고 숨 '칵~~칵~~칵~~" 몰아 쉬면서 진행하고 있었다고
한다..ㅎ
지금 여기 고도가 해발 5,000m ~5,100m 수준......해발 5천대에서의 한걸음이 얼마나 힘든지는 안 가보신 분은 말씀을
마시라는........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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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정상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씩 무거운 발걸음을 내 딛는 대원들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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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시 안전한 곳에서 휴식도 취하고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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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기서 내려다 보는 기분은 어떨까...상상만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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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년보다 훨씬 늘어난 크레바스를 피해서 또 한 걸음씩 오르고 있는 대원들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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깊이와 속을 알 수 없는 위험한 크레바스들..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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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선이 시작되는 캠프1은 해발 4,900m....정상은 해발 5,396m.....
약 500m의 이 정상 구간이 이렇게 멀고 험할지 아무도 몰랐다는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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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디어 정상이 저기에~~~~
앞서가던 셀파가 정상을 먼저 밟고 대원들도 마지막 죽을 힘을 다해 오르고 있는 모습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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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디어 정상에 선 대원들......감격의 순간
한참 대원들을 이끌고 하산하던 중 내 무전기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
'베이스캠프.....베이스캠프......여기는 정상...~!!!'
이 무전을 수신한 시각이 정확히 오전 9시 52분...
그러니까 해발 4,900m에 있는 캠프1을 출발한 시각이 7시 30분 경이니까
캠프1에서부터 2시간 20분만에 정상에 도달한 셈이다..
그 2시간 20분 동안의 극한의 경험은 아마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지 않을까~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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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상을 밟은 기쁨도 잠깐.....사실은 하산시가 훨씬 위험한 구간이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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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중에 내려 온 대원들의 말에 의하면 하산 시에는 정말 공포를 심하게 느꼈다는 말을 들었다..
내려 올 때의 느끼는 경사도는 올라갈 때와는 비교도 안 된다고 하면서
한발만 삐끗하면 정말 골로 갈 수 있겠구나 하는 공포감이 쭈빗 쭈빗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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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전 11시 40분 ....
정상팀 전원 위험지역을 벗어난 캠프1 까지 무사히 하산 완료라는 무전을 수신하고는 모두 안도의 한
숨..
사진에서 앞의 두 분 고개 숙이고 괴로워 하는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다..
지나고 나면 정말 멋진 추억이지만
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안 하겠다던 한 대원의 말이 기억난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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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너덜지대를 통과하며 BC로 마지막 하산길을 재촉하는 대원들......
BC 도착시각이 오후 2시 10분...새벽 4시에 출발한 정상팀은 총 8시간의 사투를 벌인 셈이다.
그리고 또 하산에 걸리는 4~5시간까지 합하면 오늘 정상팀은 약 13시간의 극한 산행을 경험하게 된다..
이런 고산에서의 13시간의 산행은 보통 체력 가지고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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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편 베이스캠프에 잔류했던 나를 포함한 트레킹팀은
현재 캠프1을 통과하고
정상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정상팀의 무전을 받고 정상 쪽을 올려다 보았지만 구름에 가려 끝내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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트레킹조도 짐을 꾸리고 하산 준비 완료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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베이스캠프에서 합파촌까지의 하산 루트가 몇 개 있는데 오늘은 두 번째 내려갔던 코스로.....
하산시간이 약 4시간 30분 쯤 걸리는 급경사 원시림 구간이 있는 곳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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곳곳에 벌목을 해 놓고 많은 세월이 흘러서 이끼로 몸단장을 한 거대한 나무들이 여기 저기에 보인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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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깐 잠깐씩 몽환적인 풍광이 연출되기도 하고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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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 이틀을 올라 온 것에 비하면 내려가는 코스는 너무 짧아서 아쉽기만 하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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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시림을 빠져 나오니 전망이 시원스럽게 뚫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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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저 아래가 합파촌이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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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박 3일의 꿈같은 합파설산 산행이 거의 다 끝나간다는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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숲
그늘 한쪽에서는 방목되고 있는 소들이 이방인을 신기한 듯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 보고 있는 모습이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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농약 한번 주지 않은 사과나무가 마을 여기 저기에 지천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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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행시작점인 합파촌까지 다들 무사히 안착...
정상등반을 성공했다는 소식을 안고 돌아와서 그런지 대원들의 표정들도 무척이나 밝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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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원하게 맥주 한잔씩 하면서 지난 3일간 합파설산 등반 동안의 각자의 무용담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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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바바에서 조금 쉬고 난 후
합파촌에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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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국에서도 아주 오지학교에 속하는 이 곳...여기저기에서 자유롭게 뛰놀던 아이들이 우리들의 출현에 신기한 듯 몰려들고 있다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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금새 소식이 퍼졌는지 여기저기에서 아이들이 새까맣게 몰려오고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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준비한
학용품과 축구공 여러 개를 교장선생님을 통해 전달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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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들의 순수한 호기심 어린 표정들이 한참이나 나를 사로 잡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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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행도 산행이지만 오지
아이들에게 조그마한 희망과 꿈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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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사진은 흑백으로 인화해서 다음에 갈 때 전달해 줄 생각입니다...
이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어떤 외국인들이 축구공 몇 개하고 학용품 주고 갔다는 사실을 기억하고
또 어떤 다른 오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하는 바램이다.
긴 합파설산 후기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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